혼자 키울 자신이 없다는 이유로 생후 36일 된 아기를 살해한 뒤 풀숲에 버린 혐의로 기소된 20대 친모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형사3-2부(김동규 김종기 원익선 고법판사)는 A씨의 살인 및 시체유기 혐의 사건 항소를 기각하고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도저히 피해자를 양육할 수 없었던 절박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시신을 하천 풀숲에 버리고 유기해 사망 후 갖춰야 할 최소한 예의도 갖추지 않았고 4년간 범행을 숨기며 평범한 일상생활을 했는데 진지한 반성을 했는지 의문"이라고 판시했다. 다만 "피고인은 출산이 임박할 때까지 임신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이고 배우자 없는 상태에서 불안감을 홀로 감당하는 과정에서 정신과 육체가 쇠약해져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의 양형은 여러 정상을 고려해 적정하게 결정된 것으로 보이고, 원심판결 선고 이후 양형에 반영할 만한 새로운 정상이나 특별한 사정변경은 보이지 않는다"며 "원심의 선고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항소 기각 사유를 밝혔다. 미혼모인 A씨는 2019년 4월 30일 대전의 한 병원에서 남자아기를 출산하고, 한 달여 뒤인 6월 5일에 퇴원해 주거지 인근 하천 변에서 아기를 5∼10분간 꽉 끌어안는 수법으로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아기가 선천성 질병으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게 되자 혼자 키울 자신이 없고, 입양을 보내려면 출생신고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출생신고도 하지 않은 채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의 범행은 출산 기록은 있지만 출생 신고는 되지 않은 '출생 미신고 아동'에 대한 전수 조사 과정에서 드러났고, '대전 영아 사망 사건'으로 불린 바 있다. <저작권자 ⓒ 한국뉴스채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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